진안군은 3년째 준비중인데… 아무런 준비 없이 MOU 체결부터 한 장수군

장수군-한국동서발전(주), 양수발전소 유치 공동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덕산 용림제부터 번암 동화저수지 일원 12년간 1조5000억 원 투입 기후부 내년 하반기 최종 결정

2026-03-26     홍욱진 기자

장수군은 12일 군청 회의실에서 장수군의회, 한국동서발전(주)과 장수군 양수 발전 사업 성공적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훈식 장수군수, 최한주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 기관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식에서는 장수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공동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에너지파크 조성 및 관광자원화 등 6가지 사항에 대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장수양수발전소는 기존 저수지를 활용하는 덕산 용림제부터 번암 동화저수지 일원을 사업예상지로 검토중이며, 500㎿급의 발전 용량으로 총사업비 약 1조 5천억 원이 투자되어 2027년 12월 최종 선정되면 2038년까지 12년 간 공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양수발전은 남는 전력으로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린 뒤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얻는 방식으로 발전 시 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전원이다. 

장수군은 양수발전소 건설이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100년 향토기업의 유치로 이어져 약 1천100억 원의 지방세수 및 약 50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 증가, 일자리 창출, 상주·생활인구 증가, 관광객 증가 등 약 1조 9천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군은 발전소 주변 지역을 활용한 에너지 체험시설과 관광자원 연계 사업 등 다양한 지역 발전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될 수 있어 지역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선정 과정은 2027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사업자 공모가 시작되면 한국동서발전에서 제출된 장수군의 유치신청서를 근거로 기후부에 건설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사업자 선정 최종 결과는 2027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최훈식 군수는 "양수발전소 유치는 단지 하나의 사업이 아닌 장수의 미래를 위한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장수군, 군의회, 한국동서발전(주)이 군민과 함께 힘을 모아 장수양수발전소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번암면 소재지에 걸려있는 '양수발전소 업무협약 체결'을 축하하는 현수막들.
번암면 소재지에 걸려있는 '양수발전소 업무협약 체결'을 축하하는 현수막들.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업무협약 체결 후 장수군 모든 읍면에서 한국동서발전과 MOU를 맺었다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7개 읍면마다 몇십 장씩 지역 사회단체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 이름으로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몇 백장은 족히 되어 보인다. 
장수군의 양수발전소 진행은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아쉽게도 아직 장수군의 양수발전소 관련 계획은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계획을 세우기 위한 MOU 체결을 축하하고 있는 형태이다.

장수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동서발전에서 제안서를 가지고 왔고 제안서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라며 "MOU는 이제 사업 준비를 하려고 맺은 것이다. 부지 등 동서발전과 함께 진행시켜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이 부지발굴 등 협조해 유치를 해보자라는 MOU 체결이다. 양수발전소 공모할 때 양수발전소 기업에서 기후환경에너지부에 공모를 하게 된다. 그때 주민수용성이나 주민동의가 많이 반영된다"라며 "그래서 읍면에 홍보를 요청했지 게첨하라고 한 건 아니다. 발전기업에서 어느 대상지가 좋은지 타당성조사를 할 것이다. 결과가 나오면 대상지 주민설명회에 들어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장수군은 아무것도 계획한 것이 없고,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업체의 제안서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만들고 읍면에 홍보 요청을 했다는 것.
이를 두고 한 주민은 선거에 이용하려는 호도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주민은 "농가가 꼭 필요로 하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농사용 물을 빼서 동화댐으로 옮기고 발전을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MOU는 작년에도 할 수 있고 올 초에도 할 수 있었는데 선거를 앞두고 현수막이 걸리는 것은 MOU를 가지고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호도행위로 보인다.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공무원이 동원됐다고 보인다"라며 "이런 행동은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의 출발선이 다른 것이다.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이며 군민의 선택권을 호도하는 행위이며 관권선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지 일을 시작하려는 MOU만으로 읍면에서 홍보를 목적으로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도록 하는 행태는 선거를 앞두고 양수발전소 기업과 MOU 체결을 빌미로 현직 군수의 업적 빛내기라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각 읍면에 걸린 현수막은 정말 다양한 업체, 농가, 주민, 기관단체들의 이름으로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편 동화댐이 있는 번암면 주민들에게는 이번 MOU 체결은 희소식이다.
양수발전소 대상지인 동화댐이 있는 번암면 댐법추진위원회 배종화 위원장은 "협약 전에 군수님이 의견을 묻는 전화를 받았었다"라며 "표면적으로 보이는 1조5천억원 공사가 지역에 들어오고 지역주민에게 10억 가까운 돈이 환원된다고 들었다. 주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번암주민 입장에서는 동화댐으로 많은 피해를 봤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다. 농어촌공사의 허가권 등 주민이 함께 요구할 수도 있다"라며 "표면적인 것들이 다 된다면 주민들은 좋은 일이다"라고 밝혔다. 

◆신중을 기하고 확정한 '진안군'
한편 인근 지역 진안군에서도 몇 년 전부터 양수발전소 건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5년 12월 한국동서발전(주)과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양수발전소 건립추진에 있어 장수군과 진안군의 행보는 크나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진안군이 양수발전소 건립추진함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시작한 것은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일이었다. 게다가 양수발전소 건립유치를 공식화하고 업체를 선정하기까지 시간을 들여 신중을 기하고 확정했다. 

진안군은 양수발전소 유치를 어떤 이유로 계획하게 됐을까.
진안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넘기 위한 방안으로 양수발전소를 계획했다. 
진안군 관계자는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침체를 겪으며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다 보니 정주인구가 늘고 일자리가 생기고 세수가 늘어날 방안이 필요했다"라며 "양수발전은 기업 유치 측면이 크다. 진안에는 그럴싸한 기업이 없다. 수자원공사의 용담댐지사가 있지만 그들이 정주하지는 않는다. 지역에 이득이 되려면 정주 인구가 있는 기업유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양수발전소가 확정되면 12년간 발전소가 지어지고 24시간 발전 모니터링과 운영을 위한 상주 직원이 최소 120명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사택을 짓게 되고 정주 인구가 증가할 것을 내다보고 있다. 또한 지방세가 13억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발전소가 들어서는 주변 5키로 내 지역 주민들에게는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본지원금과 사업자지원금 등의 주민지원사업이 매년 있고, 군으로 특별지원금이 일시금으로 178억원이 들어오게 된다. 

진안군은 2023년 12월 양수발전소 유치를 공식화했다. 이듬해 24년 1월에는 양수발전 TF팀이 꾸려졌으며 주민설명회를 진행함과 동시에 협력발전사를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진안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양수발전소를 건립하는 회사는 5개사가 있는데 모든 회사들이 우리군으로 제안서를 보냈다. 선정 기준은 지역상생방안을 제시하는 회사였다"라며 "그중 결국 함께하기로 협약한 곳이 한국동서발전주식회사이다. 이 회사는 다른 곳들과 달리 지역과 상생하는 것을 내세워 지역에 업체를 유치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했다. 기업 유치 후 향토기업으로서 100년 동안 함께하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1년간 꾸준히 업체 파악을 하고 24년 12월에 한국동서발전주식회사와 MOU를 맺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동서발전이 진행하는 주민설명회가 다시 진행됐고 행정은 군 전체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설명회는 약 25회에 달하고 읍면 지역 면민의 날 등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주민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냈다. 

지난해 12월엔 범군민 결의대회도 하며 양수발전소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26년 1월 기준으로 진안군 전체 인구 중 74.3%의 동의서명을 받았고, 양수발전소 건립 예정지인 주천면 지역 주민들의 99.1%의 동의도 받았고 발전소 예정지 주변 5km 이내 주민들 중 93.4%의 동의를 얻었다.
또한 주민들로 구성된 진안양수발전소유치위원회가 결성돼 주민이 직접 나서서 준비하는 모양새도 갖춰졌다. 

한편 진안군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거해 준비해 왔다. 전국에서 2~3개 신규사업자를 2년 단위로 선정하며 올해 공모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