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유산 인정

고태봉 장수녹반석벼루장 장수의 녹반석으로 만드는 벼루 벼루도 인문학, 과학적 연구 필요해

2026-03-26     홍욱진 기자
고대봉 벼루장이 만든 당초문이 새겨진 '장수녹반석벼루'

지난 3월 6일 장수군에 장수녹반석벼루장이 탄생했다.
사라져가는 벼루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스스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벼루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한 계남면에 살고 있는 고태봉 벼루장.

해군 소령으로의 삶을 뒤로 하고 어머님을 모시기 위해 장수로 다시 돌아와서 벼루와 인연을 맺고 장수지역에서 나오는 녹반석을 찾아 헤메이는 노력도 더해 장수녹반석으로 벼루를 만드는 유일한 존재가 됐다. 

고태봉 벼루장은 예전 왕에게 진상됐던 장수녹반석 벼루를 재현하기도 하고, 우리지역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오고 있다. (장수신문 2025년 3월 17일자 142호 내용 참고)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유산에는 '벼루장'이라는 품목조차 없어서 무형문화유산 품목 지정이 시급했다. 지난해 전북 무형문화유산 품목에 벼루장이 더해졌고, 지난해 12월 26일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 인정 예고됐으며, 올해 3월 6일자로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장수녹반석벼루장으로 인정서가 발급됐다. 

그가 무형문화유산 지정에 도전했던 이유는 벼루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숙제' 같은 것이었다.
고태봉 벼루장은 "장수 전통문화가 인정받았다는 것이 기쁘다"라며 "현재 벼루 만드는 사람이나 벼루를 찾는 사람은 내가 벼루를 시작할 때보다 사라지고 있다. 벼루를 소비하는 서예과도 사라지고 있고, 한국학과도 사라지며 미술학과의 한 전공으로 변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스스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벼루의 가치를 더 높이고 더 알리는 일에 일조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과학적 검증으로 가치 증명해야
벼루, 먹에 연관된 전통미술분야가 홀대받는 상황에 벼루 소비는 줄고 자신이 만들어내는 벼루의 가치를 높이고,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뭔가 했어야 했다.
그는 벼루장 지정을 받고 나서 그간 생각했던 숙제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서예가와 화가들이 애장할 수 있는 벼루의 전통가치를 살리는 벼루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벼루에 조각하는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시각예술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그에 대한 것으로 탁본을 석판화와 연결해 새로운 예술 분야로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예로부터 글씨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먹을 벼루에 갈아 사용할 농도를 맞추어 많이 번지지 않는 상태로 만들어 글씨를 썼고, 그림은 먹물 농도를 조절해 원근과 색감을 표현한 수묵화를 그려냈었다. 

글씨와 그림을 그리기 전 마음 수양하듯 벼루에 먹을 갈아 썼지만 지금은 빠른 대안으로 먹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벼루에 먹을 가는 순간의 수양부터 시작하는 그림과 글씨는 편리함에 뒤처져 벼루조차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그의 숙제를 위해 그는 전통으로 내려오는 그대로 강조하기보다 과학적 검증으로 더 확실하게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고 벼루장은 "녹반석이 절대적 장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벼룻돌에 과학적인 검증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측정기기들이 있으니 과학적 검증으로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라며 "기초연구 없이 활용을 말하기 어렵다. 벼루도 인문학,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의 예술연구 단체가 언급해야 진정 한류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벼루를 만드는 세월 동안 벼루를 만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벼루를 알리기 위해 문방사우 장인들이 함께 모여 서예학과 학생들과 행사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그런 일들은 지금도 여전히 필요한 일이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지속, 발전을 위해 더욱 필요한 일이다.
최근 한국의 다양한 전통적 요소들이 외국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전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적인 요소인 먹의 농담을 비벼내는 벼루.
고태봉 벼루장의 장수녹반석 벼루로 우리나라만의 먹의 농담이 더욱 또렷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