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20년,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한 보금자리

"지금 행복한 아이들, 어른의 몫이다" 장수지역아동센터, 20주년 기념식

2025-12-29     홍욱진 기자
장수지역아동센터의 20주년 기념식을 축하하고 있다.

20년이면 갓난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수 많은 아이들을 부모 다음으로 돌보며 키워온 장수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각자 환경은 다르지만 부족한 부분을 함께하고자 지나온 스무해.
기꺼이 아이들의 따뜻한 울타리를 자처했던 스무해.

장수지역아동센터라는 울타리 안에는 이선미 센터장과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일 장수읍 포니랜드에서는 장수지역아동센터 2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그동안 장수지역아동센터에 힘을 주고 격려하는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선생님들, 또한 그 울타리 안에서 맘껏 뛰놀았던 성인이 된 아이들, 현재 아동과 부모도 함께 하는 자리로 서로에게 함께 키워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포니랜드 식당 한 켠에 아이들이 그려준 그림, 매년 발행한 센터 소식지와 사진첩들이 20년 간의 시간을 가늠하게 했다. 

졸업생과 선생님 인사, 좋은 어른들의 인사 후에 아동센터 학생들이 부모님과 참가자들 모두에게 금메달 초콜릿을 목에 걸어주었고, 기념떡을 자르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이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참가자들과 장수지역아동센터에 관련한 퀴즈를 내며 선물을 주기도 했다. 
퀴즈로 알게 된 장수지역아동센터는 이렇다.

2005년 공부방으로 처음 문을 연 장수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밥 먹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간식시간'. 센터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해준 말은 "괜찮아", "다시 해"였고, 2005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진행한 프로그램은 텃밭가꾸기, 어린이자치회의, 바깥놀이였다. 또한 센터가 변하지 않고 지키고 있는 약속은 '아이들을 한명 한명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이다.

장수지역아동센터 이선미 센터장.

◆따뜻한 품, 포근한 보금자리
20년간 장수지역아동센터의 분위기는 2025년도 소식지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한 졸업생은 "저는 어릴 적 그야말로 말썽꾸러기였고, 울고 가는 사고뭉치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행동들은 어린 마음의 외로움을 표현할 방법을 몰라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셨던 선생님들 덕분에 센터는 제게 언제나 따뜻하고 편안한 보금자리 같은 곳이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선생님들께 받았던 사랑과 마음을 그대로 되돌려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세 아이 부모는 "세 아이 부모로서 아이들 돌봄과 생계 활동을 같이하다 보면 많은 애로사항이 많았을 텐데 지역아동센터에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많은 신경과 관심을 갖고 항상 잘 돌봐 주신 덕분에 저희 부모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부담을 줄여서 가정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장수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올해 31살이 된 신서희 씨는 졸업생 대표로 인사말을 전했다.
신서희 씨는 "이곳에서 제10대와 20대와 지금까지 함께 보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더 이상 센터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저 역시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로 합류하여 중고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센터와 함께 보냈습니다"라며 "성인이 되어 타지역에 살며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찾아가도 늘 변함없이 반갑게 맞아주던 딸기 쌤과 달리 쌤의 따뜻한 미소는 언제나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따뜻함이 있었기에 제가 이곳을 잊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20년 동안 아이들의 곁을 지켜온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20년, 30년도 지금처럼 따뜻하게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아이들이 '지금' 행복하기를 바란다
장수지역아동센터 이선미 센터장은 21년 전 장수로 왔다. 
서울에서도 아동 관련 일을 했던 이선미 센터장은 처음에는 공부방과 결혼이민자센터 일을 돕고 있다가 후에 결혼이민자센터가 분리되어 나가고 공부방 운영을 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여느 아동센터가 그렇듯 장수지역아동센터도 경제적 지원없이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이선미 센터장의 지인들의 후원, 장수 지역민들의 후원과 자원봉사로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될 수 있었다. 게다가 학교는 방과후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없던 때였기에 아동센터의 역할은 더욱 컸다. 
다양한 단체와 재단에 공모에 응모하며 아이들을 길러왔다. 
이선미 센터장은 어떤 마음으로 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을까?
이 센터장은 "아이들이 자라는데 좋은 어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고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길 바랐다"라며 "지금은 맞춤형이 요구되는 사회이다. 아이들 각자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 알고 지지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만 그중에서도 정서적 주축이 되는 센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2007년 소식지에 이 센터장이 남긴 글에는 "나는 장수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도시로 갈 수 없어 시골에 남고, 함께 할 가족이 없어 남겨진 것이 아니라 시골이 살기 좋아 산과 들을 휘젓고 다녔으면 좋겠다. 그 몫은 우리 어른의 몫이다. 장수의 어른 뿐 아니라 농촌과 같이 사는 도시의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그 몫을 장수마을과 온 나라의 마을이 함께 나누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행복한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행복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정말 믿기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이선미 센터장의 바람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장수에서 아이들이 '지금'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온전히 어른 몫이라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20주년 기념식에 모인 아동, 학부모, 강사, 후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20주년을 축하하고, 모두 한 마음으로 애정을 표시했다.